금환일식 — 몰디브·인도양, 천 년 최장 (2010)
2010년 1월 15일, 불의 고리가 11분 8초 동안 이어진 금환일식입니다. 2001~3000년 사이에 이보다 긴 금환식은 없으며, 고리는 아프리카에서 인도양·몰디브·남인도를 거쳐 중국까지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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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벤트 이야기
2010년 1월 15일, 달이 태양의 가운데를 가리고 가장자리만 고리처럼 남기는 금환일식이 일어났습니다. 고리가 가장 오래 이어진 곳에서는 11분 8초나 계속됐습니다. 이는 2001년부터 3000년까지 1,000년 동안 일어나는 금환식 가운데 가장 긴 기록입니다. 이보다 긴 고리는 3043년이 되어서야 다시 나타납니다.
이렇게 길었던 까닭은 달과 태양의 거리에 있습니다. 달은 지구 둘레를 타원 모양으로 돌기 때문에 멀 때와 가까울 때가 있습니다. 이날 달은 지구에서 먼 쪽에 있어서 조금 작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지구는 1월 초에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므로 태양은 조금 크게 보였습니다. 작은 달이 큰 태양 앞을 건너가니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달의 그림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출발했습니다.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케냐를 지나 인도양으로 나갔고, 몰디브를 지난 뒤 남인도와 스리랑카, 미얀마를 거쳐 중국에서 해가 질 무렵 끝났습니다. 고리가 보인 띠의 폭은 가장 넓은 곳이 333km였습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와 비슷할 만큼 금환식으로는 넓은 띠였습니다.
몰디브의 수도 말레에서는 한낮에 고리가 10분 45초 동안 이어졌습니다. 달은 태양 지름의 약 92%를 덮었지만, 넓이로 따지면 가려진 부분은 약 84%였습니다. 남은 빛이 여전히 강했기 때문에 하늘은 밤처럼 어두워지지 않고 흐린 날처럼 조금 어둑해지는 데 그쳤습니다. 공전뷰에서는 지구에서 먼 쪽의 작은 달이 태양 앞을 천천히 지나가는 모습이 재현됩니다.
관측 가이드 — 어디서, 언제, 어떻게
고리가 보인 띠는 중앙아프리카에서 몰디브, 남인도의 케랄라와 타밀나두, 스리랑카 북부, 미얀마를 거쳐 중국으로 이어졌습니다. 인도에서는 남쪽 끝의 티루바난타푸람에서 라메스와람까지 약 10분 동안 고리가 보였습니다. 이 띠 바깥의 동아프리카, 중동,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대부분에서는 태양의 일부만 가려지는 부분일식이 보였습니다.
금환식은 어느 순간에도 맨눈으로 보면 안 됩니다. 달 둘레에 남은 고리는 태양 표면 그대로의 빛이라서 짧게 보아도 눈을 다칠 수 있습니다. 개기일식은 태양이 완전히 가려진 짧은 동안 필터를 벗을 수 있지만, 금환식에는 그런 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인증된 일식 안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야 하고, 망원경이나 카메라는 앞쪽에 태양 필터를 달아야 합니다.
별자리뷰에서는 말레 하늘의 태양을 따라가다가 고리가 닫히는 순간을 천천히 보여 주는 장면이 재현됩니다. 관측 장소를 케랄라나 스리랑카로 바꾸면 그곳의 시각과 태양 높이에 맞춘 모습으로 다시 계산됩니다. 같은 일식이라도 장소에 따라 고리의 위치와 길이가 달라지는 것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을 화면에서 확인하려면 — 그 시각 그 하늘 열기 · 공전 궤도에서 그 순간 재생
왜 이 식이 특별한가
금환식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는지는 달과 태양이 하늘에서 얼마나 크게 보이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달이 멀수록 작게 보이고, 태양이 가까울수록 크게 보입니다. 2010년 1월에는 이 두 조건이 한꺼번에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 일식은 달이 지구를 도는 길이 완전한 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 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금환식에서는 태양의 바깥 대기인 코로나를 볼 수 없습니다. 대신 고리가 닫히고 열리는 순간에 달 가장자리의 산과 골짜기 사이로 햇빛이 구슬처럼 끊겨 보입니다. 이것을 ‘베일리의 구슬’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자들은 이 구슬이 나타나는 모양과 시각을 재어 달 가장자리의 높낮이와 태양의 크기를 정밀하게 알아내는 데 씁니다.
경로가 사람이 많이 사는 남인도와 스리랑카를 지났기 때문에 아주 많은 사람이 이 일식을 보았습니다. 인도 트리반드룸의 비크람 사라바이 우주센터는 일식 동안 높은 하늘의 공기와 전리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했습니다. 전리층은 햇빛을 받아 전기를 띠게 된 공기층입니다. 햇빛이 갑자기 줄어들 때 이 층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보려는 연구였습니다.
배경과 이전 사례
일식은 약 18년 11일마다 비슷한 모양으로 되풀이됩니다. 이렇게 이어지는 일식의 묶음을 ‘사로스 주기’라고 부릅니다. 2010년 일식은 사로스 141번에 속합니다. 같은 묶음의 앞 일식은 1992년 1월 4일 태평양에서 있었고, 다음은 2028년 1월 26일 남아메리카와 스페인·포르투갈을 지나는 금환식입니다. 이 묶음의 고리는 돌아올 때마다 조금씩 짧아지고 있습니다.
11분이 넘는 금환식은 아주 드뭅니다. 이보다 긴 고리는 3043년 12월 23일에 나타날 것으로 계산됩니다. 반대로 개기일식은 아무리 길어도 7분 30초 안팎이 한계입니다. 개기식은 달이 크게 보여야 하고 금환식은 달이 작게 보여야 하기 때문에, 두 일식이 길어지는 조건은 서로 정반대입니다.
반년 뒤인 2010년 7월 11일에는 남태평양에서 개기일식이 일어나 태양이 5분 20초 동안 완전히 가려졌습니다. 그래서 2010년은 아주 긴 금환식과 꽤 긴 개기식이 반년 사이에 잇달아 일어난 해로 기억됩니다. 두 일식 모두 경로의 대부분이 바다 위였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왜 이 금환식이 그렇게 길었나요?
달이 지구에서 먼 쪽에 있어 작게 보였고, 지구는 태양과 가장 가까운 때를 막 지나 태양이 크게 보였습니다. 작은 달이 큰 태양을 건너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고리도 오래 이어졌습니다.
하늘이 어두워졌나요?
아니요. 태양 넓이의 약 84%가 가려졌지만 남은 빛이 강해서 흐린 날 정도로만 어두워졌습니다. 별이나 코로나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디에서 가장 오래 보였나요?
인도양 한가운데에서 11분 8초로 가장 길었습니다. 사람이 사는 곳 가운데서는 몰디브 말레가 10분 45초로 길었습니다.
이보다 긴 금환식은 언제 오나요?
3043년 12월 23일로 계산돼 있습니다. 그때까지 2010년 1월의 기록은 깨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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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수치는 근사이며 관측 계획엔 공식 자료를 확인하세요. 시뮬레이션은 J2000 평균 궤도요소 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