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 관측]

플레이아데스 성단, 맨눈으로 몇 개까지 보일까

읽는 시간 약 7분

푸른 반사 성운에 둘러싸인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밝은 별 무리를 그린 상상도
참고 이미지 (이해를 위한 상상도)

플레이아데스 성단(좀생이별, M45)을 겨울 밤하늘에서 찾는 법, 맨눈으로 보이는 별의 수가 사람과 하늘에 따라 다른 까닭, 거리 논쟁과 나이까지 정리했다.

늦가을 밤 동쪽 하늘을 보다 보면, 별 하나라고 하기엔 뿌옇고 구름이라고 하기엔 반짝이는 작은 얼룩이 눈에 걸릴 때가 있다. 똑바로 보면 흐릿한데 눈을 살짝 옆으로 돌리면 점이 여러 개로 갈라진다. 이것이 플레이아데스 성단이다. 우리말로는 좀생이별, 옛 이름으로는 묘성(昴星), 천문학 목록 번호로는 M45라고 부른다.

플레이아데스 성단에는 오래된 질문이 하나 따라다닌다. “맨눈으로 몇 개가 보이는가?” 이 글에서는 겨울 하늘에서 좀생이별을 찾는 순서, 보이는 별의 수가 사람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까닭, 그리고 거리와 나이에 얽힌 이야기를 차례로 정리한다. 다 읽고 나면 오늘 밤 직접 세어 본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좀생이별은 어디에 있을까, 오리온 허리띠에서 따라가기

플레이아데스는 황소자리에 속한 산개성단이다. 산개성단은 같은 가스 구름에서 함께 태어난 별들이 아직 흩어지지 않고 모여 있는 별 무리를 말한다. 성단 전체를 하나로 쳤을 때 밝기는 1.6등급쯤이라 도시에서도 맨눈으로 위치는 짚을 수 있다.

가장 쉬운 길잡이는 오리온자리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오리온 허리띠를 찾는다. 나란히 늘어선 밝은 별 셋이다. 겨울 밤 남쪽에서 동쪽 하늘에 걸쳐 있다.
  2. 허리띠가 가리키는 방향을 위쪽(오른쪽 위)으로 늘인다. 20도 남짓, 주먹 두 개 정도 가면 주황빛 1등성 알데바란이 나온다. 황소의 눈에 해당하는 별이다.
  3. 같은 방향으로 주먹 하나 반(약 14도)을 더 간다. 작은 별들이 국자 모양으로 몰려 있는 곳이 플레이아데스다.

반대 방향에서 찾을 수도 있다. 가을 밤 북동쪽에 보이는 페르세우스자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황소자리 어깨 위에서 이 별 무리를 만난다. 다만 처음이라면 오리온 허리띠에서 출발하는 쪽이 헷갈림이 적다.

언제 보면 될까? 11월에는 해가 지고 한두 시간이 지나면 동쪽 하늘에 떠올라 있고, 밤이 깊을수록 높아진다. 서울 기준으로 2026년 12월 중순에는 밤 10~11시 무렵 남쪽 하늘에 가장 높이 뜨는데, 이때 고도(지평선에서 몇 도 위에 있는지)가 76도 안팎으로 거의 머리 위다. 높이 떠 있을수록 공기층을 덜 지나 오므로 별을 세기에 유리하다.

NowSky 별자리뷰에서 황소자리 별자리 아트와 오리온자리, 알데바란,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함께 보이는 서울 밤하늘
서울, 2026년 12월 10일 밤 10시 — 오리온 허리띠에서 알데바란을 지나 플레이아데스로 이어지는 길

플레이아데스 성단, 맨눈으로 몇 개까지 보일까

자리를 찾았으면 이제 세어 볼 차례다. 서양에서는 이 성단을 ‘일곱 자매(Seven Sisters)’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세어 보면 여섯 개라고 답하는 사람이 많다. 왜 그럴까?

성단에서 밝은 별의 밝기를 늘어놓으면 답이 보인다(등급은 숫자가 클수록 어둡다).

별밝기(등급)
알키오네2.9
아틀라스3.6
엘렉트라3.7
마이아3.9
메로페4.2
타이게타4.3
플레이오네5.1 안팎(변광)
켈라이노5.4
아스테로페5.6

밝은 여섯 개는 4.3등급 안쪽에 몰려 있고, 일곱 번째부터는 5등급대로 한 단계 어두워진다. 게다가 일곱 번째인 플레이오네는 아틀라스 바로 곁에 붙어 있어서 맨눈으로는 둘이 한 점으로 합쳐 보이기 쉽다. 그래서 어느 정도 어두운 하늘에서도 ‘여섯’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하늘에 따라 대략 이렇게 나뉜다.

  • 빛공해가 심한 도심: 뿌연 얼룩이나 별 서너 개. 바탕 하늘이 밝아 4등급 별부터 묻힌다.
  • 교외의 보통 하늘: 여섯 개 안팎. 가장 흔한 답이다.
  • 어둡고 맑은 시골 하늘: 일곱에서 아홉 개 이상. 관측 조건이 아주 좋으면 14개까지 셌다는 기록이 백과사전에도 실려 있다.

플레이아데스 별 세기를 옛날의 눈 시험처럼 소개하는 이야기도 돌지만, 그 기원은 문헌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이것은 시력을 재는 방법이 아니라 별을 보는 놀이일 뿐이다. 세는 숫자는 한 가지 조건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 눈이 어둠에 얼마나 적응했는지, 가까이 붙은 별을 둘로 갈라 볼 만큼 해상력이 좋은지가 한꺼번에 작용한다. 같은 사람도 도심에서는 넷, 시골에서는 여덟을 센다. 그러니 이 숫자는 ‘오늘 밤 내가 선 곳의 하늘이 얼마나 어둡고 맑은가’를 알려 주는 값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더 많이 세고 싶다면 요령이 있다.

  1. 20~30분 어둠에 눈을 적응시킨다. 휴대전화 화면을 보면 적응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2. 곁눈질을 쓴다. 성단 바로 옆을 보듯 시선을 살짝 비키면 어두운 별이 더 잘 드러난다. 망막 가장자리가 희미한 빛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3. 높이 떴을 때 센다. 지평선 근처에서는 공기층과 빛공해 때문에 한두 개가 줄어든다.
NowSky 별자리뷰에서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크게 확대해 밝은 별들이 국자 모양으로 모인 모습
서울, 2026년 12월 10일 밤 10시 —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크게 확대한 모습. 밝은 별들이 작은 국자 모양을 이룬다

쌍안경으로 보면 무엇이 달라질까, 사진 속 푸른 성운의 정체

맨눈으로 센 다음에는 쌍안경을 들 만하다. 성단 전체의 폭이 2도쯤이라 시야가 6~7도인 보통 7배~10배 쌍안경에 성단이 통째로 들어오고, 둘레에 여유도 남는다. 맨눈으로 여섯이었던 별이 수십 개로 늘어나며, 푸른빛이 도는 흰 별들이 성긴 무리를 이룬 모습이 보인다. 오히려 배율이 높은 망원경에서는 성단이 시야를 넘쳐서 전체 모양을 보기 어렵다. 플레이아데스는 쌍안경이 가장 잘 어울리는 대상 가운데 하나다.

천체 사진에서 보는 플레이아데스는 푸른 안개에 감싸여 있다. 이것은 성단 근처를 떠다니는 먼지가 밝은 별빛을 반사해 빛나는 반사 성운이다. 메로페 둘레의 메로페 성운(NGC 1435)이 대표적이다. 한때는 별을 낳고 남은 재료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성단이 우연히 먼지가 많은 성간 구름 지역을 지나가는 중이라고 본다. 이 성운은 매우 희미해서 맨눈이나 쌍안경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오래 노출한 사진에서 드러난다. 쌍안경으로 보았을 때 별 둘레가 살짝 뿌옇다면 대개는 성운보다 렌즈의 습기나 얇은 구름 때문인 경우가 많다.

플레이아데스까지의 거리, 왜 논쟁이 있었을까

플레이아데스까지의 거리는 약 444광년(136파섹)으로 정리되어 있다. 하지만 이 숫자가 자리를 잡기까지 꽤 긴 논쟁이 있었다.

측정거리
히파르코스 위성(1999)약 386광년
허블 우주망원경(2004)약 439광년
전파 간섭계 VLBI(2014)약 444광년
가이아 위성(DR3)약 443광년

별의 연주시차(지구가 해를 도는 동안 가까운 별의 위치가 조금 흔들려 보이는 정도)를 정밀하게 잰 히파르코스 위성은 1999년에 약 386광년이라는 값을 내놓았다. 그런데 별의 밝기와 색으로 따지는 기존 방법은 440광년대를 가리키고 있었다. 10% 넘게 차이가 나니, 둘 중 하나가 틀렸거나 별의 물리 이론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었다. 이후 허블 우주망원경과 여러 지상 관측이 440광년대를 지지했고, 2014년 전파망원경을 엮은 VLBI 관측이 약 444광년을 내놓았다. 히파르코스 후속 위성인 가이아의 측정도 같은 값을 확인하면서 논쟁은 사실상 정리되었다. 히파르코스 쪽의 차이는 측정 자료를 처리하는 과정의 계통 오차 때문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NowSky 3D 성간 지도에서 태양 근처 공간 속 플레이아데스 성단의 위치를 보여 주는 화면
NowSky 3D 성간 지도 — 약 444광년 떨어진 플레이아데스 성단

나이는 약 1억 년 남짓이다. 연구에 따라 7,500만 년에서 1억 5,000만 년까지 값이 갈리고, 최근 연구들은 1억 1,500만~1억 2,500만 년 쪽을 가리킨다. 공룡이 지구를 걸어 다니던 때 태어난, 별의 시간으로는 아주 젊은 무리다. 맨눈에 보이는 몇 개 말고도 1,000개가 넘는 별이 성단에 속해 있고, 앞으로 2억 5천만 년쯤 지나면 은하의 중력에 시달려 뿔뿔이 흩어질 것으로 본다.

좀생이별, 스바루, 마타리키 — 여러 이름

작고 눈에 띄는 별 무리라 세계 곳곳이 저마다의 이름과 이야기를 붙였다.

  • 좀생이별(묘성): ‘좀생이’는 작은 별이라는 뜻이고, 동양의 28수에서는 묘수(昴宿)에 해당한다. 음력 2월 6일 저녁 서쪽 하늘에서 초승달과 좀생이별 사이의 거리를 보고 그해 농사를 점치던 ‘좀생이보기’ 풍속이 여러 지역에 전한다. 달을 밥을 이고 가는 어머니, 좀생이별을 그 뒤를 따르는 아이들에 빗대어, 바짝 붙어 따라가면 먹을 것이 모자란 흉년, 적당히 떨어져 있으면 풍년으로 풀었다(지역마다 풀이가 조금씩 다르다).
  • 스바루: 일본 이름으로 ‘한데 모이다’라는 뜻이 있다. 같은 이름의 자동차 회사 로고에 그려진 별 여섯 개가 바로 이 성단이다.
  • 마타리키: 뉴질랜드 마오리의 이름이다. 남반구 한겨울인 6~7월 새벽 하늘에 다시 나타나는 때를 새해의 시작으로 여기며, 뉴질랜드는 2022년 6월 24일부터 해마다 이 무렵을 공휴일로 지낸다.
  • 일곱 자매: 그리스 신화에서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의 일곱 딸에서 왔다. 성단의 밝은 별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자주 묻는 질문

도시에서도 플레이아데스가 보일까?

보인다. 다만 빛공해가 심하면 별 하나하나보다 작고 뿌연 얼룩으로 먼저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는 쌍안경을 쓰면 바로 별 무리로 갈라진다.

왜 대부분 여섯 개에서 멈출까?

여섯은 보통의 하늘에서 가장 흔한 답이다. 밝은 별 여섯과 일곱 번째 별 사이에 밝기 차이가 한 단계 있기 때문이다. 같은 사람도 더 어두운 하늘에서는 더 많이 센다. 세는 숫자로 시력을 판단할 수는 없다.

1년 중 언제 볼 수 있을까?

저녁 하늘에서는 대략 10월 말부터 이듬해 3월까지가 보기 좋다. 4월이 지나면 해 질 녘 서쪽 하늘로 낮아지고, 5월 무렵에는 해에 가까워져 한동안 보이지 않는다.

마치며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오리온 허리띠에서 알데바란을 지나 한 걸음 더 가면 만나는, 맨눈으로 찾기 쉬운 성단이다. 몇 개가 보이는지는 하늘의 어둠과 눈의 어둠 적응이 크게 좌우한다. 도심에서 넷, 시골에서 여덟을 세어 보는 일은 결국 내가 선 곳의 하늘이 얼마나 어두운지를 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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